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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부터 잘못된 한국의 IT환경

'일의 노예'… 한국의 IT개발자가 사는 법

[IT 일상다반사] 개발자 스스로 '권리 찾기' 나서야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 본사에서 근무하는 최준형(가명, 40) 씨는 얼마 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그의 정식 직함은 소프트웨어팀의 'Research Manager'. 음성패킷망(VoIP) 개발부서의 개발팀장격이다. 한국에서 그와 비슷한 직군에 종사하는 이들은 '개발자'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노예'나 '막노동자'로 분류하며 자조하곤 한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명문대 공대를 졸업해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프로그래머의 경력을 시작했던 최 씨 역시 한국에서 개발자로 살면서 얻은 환멸을 뒤로 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주말도 없이 일했죠. 알아서 나오는 거예요. 처음 3년 동안은 추석, 설날 당일 빼곤 쉬지 않고 출근했어요.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는 건 기본이었고요. 밤 새는 것도 부지기수였죠. 6년 동안 이렇게 살다가 얻은 게 과로였어요. 저는 신장과 간에 이상 진단 받았었고요, 스트레스장염이나 위장병으로 쓰러지는 동료도 허다했어요. 이런 일 이쪽 업계에선 당연한 일이에요."

왜 공학도들은 충성을 거뒀나

최 씨는 그래도 열심히 일한 만큼 주변의 인정을 받았다. 당시 그가 참여해 구축했던 시스템은 지금도 공공기관의 핵심 소프트웨어로 쓰인다. 과장까지는 쉼 없이 진급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좌절감을 맛봤다.

"칭찬 뿐이었어요. 보너스가 나오는데, 항상 기술직은 일률적으로 연봉 5% 상승이 끝이더라고요. 실적 수당 500%는 영업직과 관리직에만 돌아가고…. 갈수록 일은 늘어나는데, 경기가 나빠지니 연봉은 또 기술직부터 동결시키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작은 회사로 옮겼어요. 그나마 여긴 근무환경은 조금 더 편했어요. 그런데 역시 기술자 천대하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외환위기가 오니 연구개발직부터 해고했습니다. 회사의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노예라고 해야 하나요? '절대 이길 수 없는 현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회의만 느끼다가 선배의 권유로 2002년에 시스코로 옮겼죠. 운이 좋았어요."

시스코의 노동 강도는 한국과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개발업무에 경험이 충분한 매니저는 개인 능력에 맞게 일을 할당했고, 이에 따라 야근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출퇴근도 자유로웠다. 그저 하루에 8시간 노동만 하면 그만이었다. 실력은 금세 인정받았다. 오히려 처음에는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한국에서 하던 대로 일하다 "너무 열심히 일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렇게 여유로운 회사는, 오직 일만 바라보고 달린 한국의 개발자들이 전력을 기울였도 개발하지 못했던 네트워크 장비를 손쉽게 만들어냈다. 현재 시스코는 한국의 통신장비업체를 대상으로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수출수입을 거두고 있다. 최 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한국인이 실리콘밸리에만 수백 명이라고 한다.

오직 컴퓨터가 좋아, 프로그램 개발에 짜릿함을 느껴 개발자 경력을 시작했다 좌절한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개발자를 잘 대우하기로 소문난 한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근무했던 이인화(41, 가명) 씨는 아예 '이 바닥이 싫어' 업계를 떠났다.

"사장님이 정말 특이한 사람이었어요. 무조건 빨리 출근하고 오래 책상에 붙어 있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니 자연히 회사는 '보여주기식'으로 운영되죠. 이러니 누가 열심히 일하겠어요? 일찍 출근해서 낮엔 놀다가 밤에 들어와서 밥 먹고 야근하고…. 자연히 회사의 개발 능력은 안 늘어나니 온통 남이 만든 코드 갖다 배껴서 대충 제품 만들고. 괜히 저 혼자 '잘못됐다'고 말하고 다니다 사장님한테 찍혀서 한직으로 배치받았죠. 어떻게 더 다닐 수가 있겠어요? 이제 이 바닥은 지긋지긋해요."

이 씨가 근무했던 회사는 워낙 강한 노동 강도로 인해 직원들이 집에 가기조차 쉽지 않았다. 아파트의 방 몇 개를 계약해 한 집당 직원 십여 명이 숙소로 사용하며 살았다.

"사장님이 일을 많이 하길 원하다보니, 가정이 있는 사람은 싫어했어요. 한번은 손님 만난 자리에서 자랑스러운 말투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이혼한 애 많아'라고 말하더라고요. 기가 차죠. 우린 사람도 아니에요?"

많은 IT개발자들을 만났다. 그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공학도로서 삶이 지긋지긋하다는 것이었다. 관리직군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노동강도, 그리고 마치 '언제든 쓰다 버릴 부품'처럼 취급받으며 그저 정체되어 가기만 하는 현실에 상당수 개발자들이 좌절하고 있었다.

이는 얼마 전 뉴스로 소개돼 충격을 안겼던 거대 금융기관 계열사 직원 양모(34) 씨의 사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양 씨는 수년 내내 자정을 넘는 시간까지 일하다 면역력 저하로 인해 지난해 1월 폐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연차 휴가가 남은 상태에서 병가를 냈으니 연차수당을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초과근무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그의 강한 노동강도는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양 씨는 야근을 인정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IT산업노조가 진보신당과 함께 지난 4월 6일부터 15일까지 IT노동자 166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연간 평균 3000시간의 노동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68)에 비해 무려 1232시간을 더 일했다.

이에 반해 야근, 특근 수당이 법대로 지급되거나 대체 휴가가 주어지는 경우는 2.3%, 2.5%에 그쳤다. 95%를 넘는 절대 다수의 IT노동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셈이다. IT노동자의 82.2%가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79.2%는 근골격계 질환을 겪으면서도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공학도로서 자긍심은커녕, 인간적인 삶을 꾸려가기도 버거운 게 'IT강국'을 외치는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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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절망적인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IT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실력을 갖춘 개발자는 손 씨의 경우처럼 훨씬 좋은 대우를 받는 해외로 진출하고,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린다. 자신이 세운 회사(유리시스템)를 10억 달러에 루슨트테크놀로지에 매각해 화제를 모은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의 사례는 한국이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으리라는 게 개발자들의 회의섞인 주장이었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한 대기업 납품업체 직원이 블로그에 남긴 글 '하청업체의 입장에서 바라본 애플과 삼성'은 한국 IT산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왜 한국 IT산업의 미래가 어두운지, 왜 한국의 IT업체 개발자들이 신음할 수밖에 없는가를 애플과 협력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들어 그토록 대기업에 강조하는 '상생의 길'은 곧 '상식의 길'이었다. 한국의 IT업계에서 아직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프레시안 /이대희 기자



IT강국이라고 하지만
현실을 돌아봤을때 정말 IT강국인가?

확실히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면 그렇게 되기 위해 몸바친 사람들은 누구인가??

겉모습만 보고 "멋져요", "어려운 직업인거 같네요" 이런소리는 쓰레기통에 넣어 주었으면 한다.

연차도 없고, 야근 수당도 없는 썪은 물안의 사람들....

기사를 읽는 내내 입술이 바르르떨리며, 육두문자가 입술을 지배하고 있는것을 느꼈다.

왜 ... IT강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나라의 IT업계 종사자들이 이런 대우를 받아야만 하는가?!

금요일 저녁에 시켜 월요일 아침까지 해놓으라는 것은 상식불가이긴 하지만,

이바닥에서는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아닌거 알면서도 해야한다규!

....... "싫으면 싫은 내가 떠나야겠지" ..........

멋지게 몇년 후에 떠나주마!!! 크하하하하하